봄꽃은 서론이 없다. 피는 봄꽃이 경이로운 까닭도 지는 봄꽃이 시름겨운 까닭도 서론이 없기 때문일 터이다. 밥 짓는 농부과학자 이동현의 미실란이 자리 잡은 곳은 서론도 없이 피고 지고 또 피는 봄꽃이 지천인 곡성 섬진강 마을이다. 내 고향과도 지척이다. 서울대에서 석사학위를, 일본 규슈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미생물학자 이동현이 폐교로 방치되고 있던 곡성동초등학교에 ‘미실란’을 설립한 해는 2006년이다. 미실란은 발아 현미를 연구하고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곡물을 가공하는 농업회사법인으로 성장해갔다. 2015년 대산농촌문화상, 2019년 UN식량농업기구 모범농민 표창도 받았다. 하지만 인구가 2만 7000명인 곡성에서조차 미실란을 아는 이는 드물었다. 5년 전쯤 처음 찾았을 때 적막하던 미실란은 곡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