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문을 연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한 레스토랑에선 ‘당근’이 주연을 맡는다. 샌드위치부터 샐러드, 케이크까지 얇게 채 썬 당근이 듬뿍 올라간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식당은 ‘당근 파스타’를 내놓는다. 채 친 당근을 부친 ‘당근전’은 스위스식 감자 팬케이크 이름을 따 ‘당근 뢰스티(RÖSTI)’란 이름까지 얻었다.
루바브
이제껏 당근은 음식의 주인공인 적이 없었다. 야채 안 먹는 아이 몰래 볶음밥에 다져 넣거나 김밥, 잡채, 카레에만 겨우 들어갈 뿐. 오이가 소박이로, 가지가 라자냐로, 감자가 ‘사라다’로, 곤드레마저 솥밥으로 인기 있을 때에도, 당근에겐 기회가 없었다. 그 사이 수입 과일 ‘아보카도’가 MZ세대의 브런치(서구식 아침 메뉴와 점심 메뉴가 혼합된 식사) 대표 메뉴로 자리 잡고, 고혈압에 인기 있다며 낯선 ‘비트’마저 절임으로 사랑받을 때도 당근만은 요지부동. 그랬던 당근에게 마침내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