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 다다오-청춘’ 전시 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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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다다오-청춘’ 전시 기간

lawcorea 2023. 4. 2. 16:10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82)는 2023년 3월 31일 강원도 원주 뮤지엄산 기자 간담회장에 들어서면서 서너 걸음 정도를 가볍게 뛰었다. 2014년 췌장암 진단을 받았지만 걸음이 권투 선수의 발놀림처럼 사뿐해 보였다. 시종 유쾌하게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안도는 4월 1일부터 이곳에서 열리는 ‘안도 타다오-청춘’ 개막에 맞춰 한국을 찾았다. 뮤지엄산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7월 30일까지 열리는 개인전이다. 전시에는 안도의 건축 세계를 망라하는 사진·모형·스케치 등 250여 점이 출품됐다.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건축을 독학한 안도는 일본 전통미를 현대적·보편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주목받았다. 1995년엔 ‘건축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청춘’은 반세기에 걸친 그 여정을 압축한 안도의 키워드다.
  “10대, 20대라서 청춘이 아니라 살아있는 동안은 계속 청춘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앞으로 백 살까지 살 텐데, 그러려면 지적(知的) 체력도 필요하고 신체적인 체력도 필요합니다. 그걸 유지하기 위해 항상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하죠.”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미술관 곳곳에 푸른 사과 조형물을 설치했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이라고 했던 새뮤얼 울먼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안도가 만든 청춘의 상징이다. 특히 전시장 입구의 높이 약 3m짜리 대형 사과는 ‘인증샷’ 명소가 될 전망이다. 겉에 일어로 ‘영원한 청춘’이라고 적은 안도의 글씨가 있다.
  세계 정상의 건축가로 인정받았지만 정작 안도는 “개인적으로 얘기하자면 내 인생은 계속 절망적이었다”고 했다. “저는 대학도, 전문학교도 못 갔고 암에 걸려서 담관, 담낭, 십이지장, 췌장, 비장을 전부 제거했습니다. 지구상에 이렇게 내장을 다섯가지나 적출한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그는 “그래도 살아가겠다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살고 있다”면서 “하루에 만보씩 걷고 지금도 매일 한두시간 정도는 공부를 한다”고 했다. “사회를 위해 앞으로 20년은 더 살려고 합니다. 얼마 전에 천국과 상담을 했는데, ‘앞으로 얼마나 살까요’ 했더니 20년은 더 살라고 하더군요.(웃음)”
  안도는 “학력주의 사회인 일본에서 학력이 없는 사람도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본보기가 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력은 없지만 뜻만은 크게 갖자”며 반려견 이름을 코르뷔지에(현대 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위스 건축가)로 지은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간담회 막바지엔 최근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한일 관계를 의식한 듯 “한국과 일본은 가까운 사이”라며 “나는 경제나 정치는 모르지만 양국이 문화적으로는 계속 교류해 나가길 바란다”고 했다.